선행학습, 아이의 약점을 가리고 있지는 않나요?

작성일: 2026년 7월 24일 · 검토: 현직 미국 대학 에세이 컨설턴트

한인 부모님들께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선행학습을 시켜야 할까요?”

먼저 정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시켰습니다. 아들에게 수학을 일찍, 많이 시켰습니다. 한국에서 이미 앞서 나가 있었고, 미국에 와서도 계속 밀어붙였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지금 좋은 대학에 있습니다.

그러니 이 글은 “선행학습을 하지 마세요”라는 글이 아닙니다.

다만 제가 그때 몰랐던 것, 그리고 십 년이 지나서야 알게 된 것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농구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아들은 한국에서 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에 왔습니다. 그때까지 농구를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4~5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농구를 시작했습니다. 키가 큰 편이라 팀에서 받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수준이 너무 낮아서 경기에 나가질 못했습니다.

다들 몇 년씩 해 온 아이들이었으니 당연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는 혼자 슛만 연습했습니다. 드리블도 패스도 팀 플레이도 배울 기회가 없었으니,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했습니다.

그리고 슛이 늘었습니다. 아주 많이요.

그런데 그게 십 년을 갔습니다

슈팅은 잘했습니다. 사람들이 칭찬했습니다. “쟤 슛 잘 넣네.”

그런데 드리블과 패스는 늘 수준 이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게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대로였습니다.

경기 중에 어이없는 실수를 해서 시합을 망칠 때가 많았습니다. 슛으로 점수를 내고, 기본기에서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잘하는 것이 못하는 것을 가려버립니다.

사람들은 슛을 봤습니다. 그래서 “농구 잘한다”고 했습니다. 아무도 드리블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잘하는 것은 박수를 받습니다. 부족한 것은 조용히 남습니다.

그리고 무서운 것은, 아이 자신도 그렇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들은 자기 드리블이 약한 걸 알았습니다. 그런데도 슛을 더 연습했습니다. 칭찬이 거기서 나왔으니까요. 잘하는 걸 연습하면 즐겁고, 못하는 걸 연습하면 괴롭습니다.

아이조차 자기 약점을 피합니다. 그리고 부모는 강점만 봅니다.

그 사이에서 부족한 부분은 그대로 남습니다.

수학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같은 일이 공부에서도 있었습니다.

아들은 8학년이 되어서야 “학교에서 처음으로 모르는 걸 배웠다”고 했습니다. 그 전 5년 동안은 이미 아는 것을 다시 배웠던 셈입니다.

그리고 수학을 잘하면서도, 꼭 계산 실수로 하나씩 틀렸습니다. 몰라서가 아니었습니다. 다시 풀면 맞았으니까요.

물론 계산 실수의 이유는 여럿일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그 아이를 오래 지켜보며, 너무 오래 쉬운 것만 반복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끝까지 확인하는 긴장이 필요 없었으니까요.

▶ 부모는 대학 에세이에 어디까지 도와야 할까요?

그래서 부모님들께

선행학습을 하지 마시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이 질문을 한 번 해 보셨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가 잘하는 것이, 못하는 것을 가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수학이 앞서가는 동안, 다른 것은 어떻습니까.

칭찬받는 부분이 있으면, 부족한 부분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도 그쪽을 피합니다. 그게 편하니까요.

그리고 부모조차 안 보게 됩니다. 잘하는 걸 보는 게 기분 좋으니까요.

마치며

돌아보면, 아들이 슛만 연습한 것은 그 아이의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경기에 못 나갔으니,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한 것뿐입니다. 그건 오히려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뒤에 아무도 “드리블을 봐야 한다”고 말해 주지 않은 것입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 아무것도 깨뜨리지 않는 아이가 걱정입니다


혹시 아이가 어느 한 과목에서 크게 앞서 있다면, 오늘은 다른 것을 한번 봐 주십시오.

“이 아이가 잘하는 것 때문에, 우리가 못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칭찬은 큰 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그 소리에, 조용한 것들이 묻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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