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깨뜨리지 않는 아이가 걱정입니다

작성일: 2026년 7월 13일 · 검토: 현직 미국 대학 에세이 컨설턴트

지난 글에서 저는 딸에게 사랑만 주었고, 그것이 그 아이가 선을 긋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썼습니다.

▶ 저는 두 아이에게 서로 다른 것을 주었습니다

오늘은 그 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실수하지 않는 아이

테니스 코트에서 딸이 명백한 아웃을 아웃이라 말하지 못한 날, 저는 밤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그 아이는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지는 것이 아니라, 틀리는 것을요. 누군가 자기 때문에 불편해지는 것. 자기가 실수한 사람이 되는 것. 그 아이는 그것을 견딜 수 없어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할 수 있는 것만 했고, 칭찬받을 수 있는 것만 했습니다.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일에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틀리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저는 그걸 가르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늘 “괜찮다”고 했습니다. “너는 그대로 좋다”고 했습니다.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그 말이 아이에게는 **”지금 그대로 있어도 된다”**는 신호로 들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 번도 “틀려도 된다”고 말한 적이 없었습니다. “실패해도 된다”고 말한 적도 없었습니다. 실패할 일을 시킨 적이 없으니, 그런 말을 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르게 말하기로 했습니다

그 무렵 딸은 테니스에 빠져 있었습니다. 집 안에서도 라켓을 놓지 않았습니다. 걸어 다니면서도 스윙 궤적을 그리고, 복도에서도 팔을 휘둘렀습니다.

어느 날 ‘챙그랑’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복도에 있던 화분이 라켓에 걸려 깨졌습니다. 흙이 쏟아지고 파편이 흩어졌습니다.

딸은 얼어붙었습니다.

“죄송해요. 제가 너무 정신이 팔려서…”

눈에 금세 눈물이 고였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어땠을까요. “괜찮아, 괜찮아” 하고 넘어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다시는 집 안에서 라켓을 휘두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날 저는 다르게 말했습니다.

“괜찮다. 고개를 들거라. 집 안에 깨진 물건이 하나도 없다면, 그건 네가 충분히 연습하지 않았다는 뜻 아니겠니?”

딸이 저를 올려다보았습니다.

“정지해 있는 것은 아무것도 깨뜨리지 못한단다. 무언가 부서졌다는 건, 네가 그만큼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야.”

아이는 달라졌습니다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다시 시합이 있었습니다.

상대의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갔을 때, 딸이 외쳤습니다.

“아웃!”

목소리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짧은 한마디에서 무언가를 알아버렸습니다.

그 아이가 이제 자기 선을 긋기 시작했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날, 딸은 졌습니다

경기는 접전으로 갔습니다.

마지막 순간, 딸이 친 공이 라인 안쪽에 정확히 떨어졌습니다. 누가 봐도 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대 아이가 “아웃”이라고 외쳤습니다.

주니어 경기에는 심판이 없습니다. 상대의 콜이 곧 판정입니다.

딸은 그 경기를 졌습니다.

코트 한복판에서 억울함에 울었습니다.

저는 딸을 안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전에는 이겼는데도 그 아이의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그날은 졌는데도, 울음이 그친 뒤 그 아이의 얼굴이 편안했습니다.

저는 그때 알았습니다.

그 아이가 지킨 것은 승리가 아니었습니다.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학 에세이

우리는 아이가 실패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성적표에 흠이 없기를. 활동에 빈틈이 없기를. 어디에도 부딪히지 않기를.

그래서 안전한 길만 알려 줍니다. 확실히 잘할 수 있는 것, 칭찬받을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아이는 아무것도 깨뜨리지 않는 아이가 됩니다.

그런데 몇 년 뒤, 대학 에세이를 쓸 때가 되면 그 아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쓸 이야기가 없어요.”

당연합니다. 부딪힌 적이 없으니까요.

▶ “쓸 이야기가 없어요.” 미국 대학 에세이는 정말 특별한 이야기가 필요할까요?

대학도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MIT는 입학 안내에서 이렇게 밝힙니다. 성공할 계획만 가진 학생이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학생을 뽑고 싶다고요.

Harvard는 교사와 카운슬러에게서 학생의 역경을 극복하는 능력에 대해 듣는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문장들을 오래 생각했습니다.

실패한 적이 없는 학생은, 실패를 극복한 적도 없습니다.

깨끗한 기록은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습니다. 아무 데도 부딪히지 않았다는 것만 증명할 뿐입니다.

▶ 미국 대학은 정말 ‘완벽한 학생’을 뽑을까요?

마치며

저는 딸에게 오랫동안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해야 했던 말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틀려도 된다.”
“깨뜨려도 된다.”
“실패해도 된다.”

사랑한다는 말과 이 말은 다릅니다. 저는 그 차이를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혹시 지금 아이가 안전한 길만 걷고 있다면, 한 번 물어봐 주십시오.

“우리 아이는 요즘 무엇에 부딪히고 있을까?”

아무것도 깨뜨리지 않는 아이는,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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