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6년 7월 12일 · 검토: 현직 미국 대학 에세이 컨설턴트
미국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부모님들께 자주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어떤 선생님께 추천서를 부탁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많은 부모님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영어를 가장 잘 가르쳐 주신 선생님. 성적을 가장 잘 받은 과목의 선생님. 아이를 가장 좋아해 주시는 선생님.
모두 중요한 기준입니다. 하지만 저는 먼저 다른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가장 오래, 가장 깊이 관찰하셨을까요?”
왜 이 질문이 먼저인지,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추천서는 왜 필요할까요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입학사정관은 이미 많은 자료를 읽습니다. 성적표가 있고, 활동 목록이 있고, 시험 점수가 있고, College Essay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추천서가 필요할까요?
만약 추천서가 학생의 성적을 다시 이야기하고, 활동을 다시 나열하고, 에세이 내용을 다시 반복하는 것이라면, 굳이 따로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추천서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른 서류가 보여줄 수 없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학생은 에세이에서 자기 자신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실에서, 실험실에서, 토론 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의 모습은 다른 사람만이 이야기해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추천서를 ‘다른 사람이 경험한 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평가보다 관찰이 오래 남습니다
많은 학생과 부모님이 추천서를 떠올리면 이런 문장을 기대합니다.
“이 학생은 매우 우수한 학생입니다.”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은 이런 표현을 수천 번 읽습니다.
반면 이런 문장은 다릅니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질문을 이어가기 위해 늘 교실에 남아 있던 학생이었습니다.”
또는
“친구의 발표가 끝난 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함께 다시 연습해 주던 학생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평가입니다. 두 번째는 관찰입니다.
평가는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찰은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만이 쓸 수 있습니다.
좋은 추천서는 좋은 문장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좋은 기억에서 시작됩니다.

추천서는 에세이가 한 말을 확인해 줍니다
부모님들께서 종종 이렇게 물으십니다.
“추천서에 다 써 주시면, 에세이는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하나요?”
좋은 질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질문을 조금 바꾸고 싶습니다.
추천서와 에세이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선으로 같은 학생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에세이에 이렇게 썼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저는 답을 외우기보다 원리를 이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만약 추천서에도 똑같은 말이 반복된다면 새로운 정보는 없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이렇게 써 주신다면 어떨까요.
“수업 시간에 정답보다 ‘왜 그런가’를 더 자주 질문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에세이는 학생 자신의 해석입니다. 추천서는 그 해석을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 확인해 주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추천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원서의 각 서류가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지는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 College Essay는 Prompt부터 고르면 안 됩니다
그래서 어떤 선생님께 부탁해야 할까요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가장 높은 성적을 받은 과목의 선생님. 나를 가장 좋아해 주시는 선생님. 가장 훌륭한 글을 써 주실 것 같은 선생님.
모두 고려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물어보시길 권합니다.
“어떤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가장 오래, 가장 깊이 관찰하셨을까?”
좋은 추천서는 학생을 많이 칭찬해 주는 선생님보다, 학생을 오래 지켜본 선생님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교실에서 질문하는 모습. 팀 프로젝트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 실패하고도 다시 도전하는 모습. 친구를 돕는 모습.
이런 장면들은 하루 이틀 만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학생을 지켜본 사람만이 기억할 수 있는 장면들입니다.
그 장면들이 모여 선생님의 기억이 되고, 그 기억이 추천서가 됩니다.
추천서는 부탁하는 순간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입시가 가까워지면 많은 학생들이 추천서를 걱정합니다. 어떻게 부탁할지, 어떤 말을 덧붙일지 고민합니다.
하지만 저는 추천서가 부탁하는 순간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조금씩 쓰여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들이 쌓여 추천서가 됩니다.
부탁하는 것은 마지막 단계일 뿐입니다.
추천서는 부탁하는 순간 쓰이는 글이 아닙니다.
지난 몇 년의 학교생활 속에서 조금씩 써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
부모는 추천서를 대신 써 줄 수 없습니다. 어떤 선생님께 어떤 표현을 써 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학교에서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공부를 잘하는 학생일까.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일까. 친구를 잘 도와주는 학생일까. 조용하지만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학생일까.
이 질문은 추천서를 위한 질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아이를 다시 바라보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마치며
추천서는 학생을 칭찬하는 편지가 아닙니다.
한 학생을 오래 지켜본 선생님이, “나는 이 아이를 이렇게 기억합니다”라고 말해 주는 이야기입니다.
성적표에는 숫자가 있습니다. 활동 목록에는 경험이 있습니다. 에세이에는 학생 자신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추천서에는, 학생과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이 기억하는 학생의 모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추천서를 준비할 때, 어떤 선생님이 가장 좋은 글을 써 주실지를 먼저 생각하기보다, 어떤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계실지를 먼저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
좋은 추천서는 가장 화려한 표현이 아니라, 가장 진실한 관찰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한번 해 보시면 어떨까요.
“학교에서 ‘나를 가장 잘 알아주셨다’고 느꼈던 선생님은 누구셨어?”
그 선생님이 반드시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선생님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 아이를 가장 잘 설명해 주실 분일지도 모릅니다.